키엘에서 날아온 고품위 재생장치 - ELAC FS-249




독일 북부에 위치한 키엘(Kiel)이라는 도시는, 일찍부터 발틱해와 면한 덕분에 스칸디나비아 제국과의 교역으로 성장한 곳이다. 특히, 해운업 계통이 발달해서 커다란 조선소도 있고, 독일 해군의 기지도 건설되어 있다. 매년 열리는 요트 경기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서, 이른바 '키엘(Kiel) 위크' 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다.

실제로 1936년 베를린 올림픽과 72년의 뮌헨 올림픽의 조정 경기가 모두 이곳에서 열렸으니, 독일 해양산업의 중추 기지라 해도 무방하다. 인구라고 해봐야 24만도 채 되지 않지만, 수려한 발틱해를 배경으로 점점이 늘어선 가옥과 건물이 자아내는 아름다움은 매우 인상적이며, 특히 시내에 위치한 오페라 하우스는 이곳의 자존심으로 꼽힌다. 산업과 예술이 골고루 발달한, 작지만 강한 도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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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작년 GDP가 3만5천 유로가 넘으니, 독일 평균을 훨씬 상회할 뿐 아니라, 전체 EU 가맹국보다 50% 더 벌고 있다. 결코 호락호락 봐서는 안된다. 엘락이 바로 이곳에 근거하고 있다. 방대한 부지에 R&D 파트와 팩토리가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가득한 곳이다. 자고로 오디오 메이커는 이런 평화롭고, 조용한 곳에 위치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여유있게 자연 경관을 즐기면서 꼼꼼한 수작업으로 스피커나 앰프를 제작하는 광경은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나온다.

일전에 동사의 수석 마케팅 담당인 올리버 존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이미 하이파이클럽에 기사가 소개가 되었으니 중언부언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번에 그가 자랑하는 신제품 FS 247을 리뷰한 것을 계기로 그에 대한 인상을 잠깐 짚고 넘어가겠다. 일단 덩치가 크다. 손도 크다. 힘도 세서 악수를 하는데, 손이 아플 지경이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제품 홍보를 하는 순간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가뜩이나 딸리는 영어, 이런 하이 스피드로 질주해버리면 겨우 꽁무니나 쫓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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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나 부친에 대한 일화를 소개할 때는 수줍은 모습이 된다. 아무런 가식 없이, 오로지 음악과 오디오를 사랑하는 애호가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의 이런 미소가 오히려 숱한 설명보다 더 가슴에 와 닿았다. 엘락과 더욱 친숙해졌다고나 할까? 엔지니어 출신이면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부친이 어떻게든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자는 열의가 결국 이런 큰 기업을 이루게 되었는 바, 그런 기백과 야심이 이 친구에게도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므로 인터뷰를 끝낼 즈음 새로 소개된 240 시리즈의 음이 상당히 궁금했지만, 정식으로 시청하기엔 시간적인 여유도 없었고, 세팅도 완벽하지 않았으므로 후일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이번에 하이파이 클럽이라는 홈 그라운드에서 정식으로 대면하게 되었으니, 올리버의 자랑을 잠깐 잊고 냉정하게 제품을 평가하려고 한다.

잠깐 본 기에 대한 설명을 하기 전에, 전체적인 엘락의 라인업과 가격대를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600이며 200, 120 시리즈 등 제품군이 다양하고 또 가격대도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이 대목에서 교통 정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깨달은 사실은, 대부분의 시리즈가 일종의 홈 씨어터를 병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리어며 센터 스피커를 아울러 갖추고 있는데, 이는 일종의 확장성으로 봐야지, 애초부터 홈 씨어터를 겨냥했다고 판단하면 안 된다. 단품으로 하이파이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진 제품임을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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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소개할 것은 600 시리즈. 가히 동사의 플래그쉽 라인업이라 할 수 있는데, 180mm 우퍼를 무려 세 발이나 장착한 FS 609XPI를 필두로, 608, 607, 602 등이 뒤를 따른다. 601은 센터 스피커다. 이 시리즈는 JET 트위터와 4PI 트위터를 함께 제공해서 룸의 환경에 맞게 튜닝할 수 있게 했는데, 사용자의 실력을 한껏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대부분 1천만원이 넘는 제품들이다. 명실공히 엘락을 대표하는 시리즈.

200 시리즈는 애니버서리 에디션과 일반 라인이 있는데, 당연히 애니버서리 쪽이 조금 더 비싸다. 210A를 필두로, 209A, 208A, 207A, 203A 등에다 201A라는 센터 채널이 라인업된 애니버서리와는 달리, 일반 라인은209.2, 208.2, 207.2, 204.2 등으로 구성된다. 뒤에 버전 2라는 의미의 0.2가 붙는다. 물론 센터와 서브 우퍼도 있다. 일반적으로 엘락의 소리를 즐기기엔 제일 추천할 만한 시리즈라 하겠다.

그 밑으로 있는 것이 120 시리즈. 1밴만원대 중반에 포진한 FS 127을 중심으로, 60만원대의 북셀프 123 그리고 121 센터 등 총 3종인데, 간결하면서도 알찬 라인업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가격 경쟁력이면 웬만한 홈 씨어터 스피커 시스템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만큼, 홈 씨어터를 꾸민다고 할 때 고려할 만한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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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310.2, 330.3 등으로 구성된 클래식 시리즈가 있는데, 이것은 엘락을 일약 스타덤에 올린 작은 사전 크기의 스피커로, 일전에도 썼지만, 스피커의 존재가 사라지고 광대한 무대가 연출되는 음장형의 대표작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개량을 거듭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240 시리즈가 나왔는데, 정확히는 600과 200 시리즈의 중간쯤에 위치하며, 새롭게 일신한 테크놀로지로 무장했다는 점에서 지금 단계로는 600 시리즈를 강력하게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 여기서 개발된 기술을 향후 600 시리즈에도 접목한다고 하니, 이 또한 기대해볼 만하겠다고 본다.

그럼 240 시리즈의 톱이라 할 수 있으며,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249를 살펴보자. 본 기의 가장 큰 특징은 우선 크리스털 라인이라는 패턴을 진동판에 채용해서 강성을 높인 우퍼와 미드레인지를 들 수 있다. 3웨이 톨보이 스타일의 본 기에는 밑에 두 발의 우퍼, 그 위에 한 발의 미드레인지가 장착되어 있는데, 이 유닛들이 최근의 엘락 기술이 집결된 작품이라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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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면 알겠지만, 멤브레인이 다른 유닛과 다르다. 마치 다이아몬드의 표면처럼 작은 조각들이 붙어있는 듯한 형상인데, 이는 단순히 멋으로 이렇게 만든 것이 아니다. 원래 이 멤브레인의 재질은 알루미늄과 페이퍼를 조합한 것. 서로 특성이 다른 소자를 결합시켜 약점을 보완하자는 취지인데, 이의 강도를 더욱 추구하다보니 이런 형상에 이른 것이다.

그에 따라 평탄한 주파수 대역이 보장되고, 반응하는 대역의 폭도 더 넓어졌다. 다시 말해 베이스와 미드레인지의 접합이 훨씬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엘락은 이를 “AS-XR 테크놀로지”라고 부르는데, 세부적인 개량까지 더해져 차세대 엘락 유닛의 시작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닥터 하일 오스카가 처음 제창해서 “하일 에어모션 트랜스포머”라고 불리는 트위터는, 일종의 아코디언 구조로 만들어졌다. 안에 멤브레인을 주름처럼 꾸겨서 넣어 이것이 상하로 움직이며 공기를 진동하는 것이다. 그 결과 무려 50KHz 이상까지 대응하는 광대역을 자랑하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본 기에서는 일종의 혼과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한 부수적인 장치를 달고 있다. 일종의 링과 같은 것으로, 이를 통해 재생되는 고음역은 직전성과 지향성이 좋아지는 결과를 얻고 있다. 스피커 세팅에 주의한다면 놀라운 입체 음향을 얻을 수 있다.

본 기는 진동에도 적극 대처하는 부분이 눈에 띈다. 본체 아래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받침대를 연결했는데, 그 밑에 다시 스파이크를 장착하고 있다. 이런 이중 스파이크의 도입은 당연히 내외부의 진동에 강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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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 뒷면을 보면 상부에 커다란 포트가 나있고, 밑에 역시 포트와 같은 역할을 하는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데 밑의 구멍은 포트처럼 만들지 않고 작은 구멍이 촘촘히 뚫린 철판을 덧붙인 점이 흥미롭다. 중고역부의 개방감을 얻기 위해 상부에는 포트를 뚫되, 저역부는 이런 철판에 이르기까지 숱한 작업을 거친 후 결정한 것으로 판단이 된다.

즉, 포트를 만들었다가, 그 크기를 조절했다가, 슬롯 형태로 변환했다가 최종적으로 철판을 댄 것이다. 지나치게 저음이 새지 않고 적절한 펀치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인 셈이다. 스피커 터미널을 보면 바이 와이어링이 제공되니, 연결시 유의하면 좋을 것 같다.

현재 240 시리즈는 해외에서 수상 경력도 화려하고, 시장의 반응도 상당하다. 여태 엘락이 발표한 제품군 중 단연 인기 톱인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개량된 유닛 테크놀로지를 장착하면서도 미드 파이 정도의 가격대로 공급되니,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본 기의 음을 듣기 위해 두 개의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하나는 메리디언 G08.2 & 매킨토시 MA 7000의 라인업이고, 또 하나는 골드문트 20T & 390D의 라인업이다. 후자는 인티 앰프 안에 DAC가 내장되어 있으므로, 순수하게 CD 트랜스포트만 연결한 매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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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당연한 이야기지만, 음의 성격이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달라서, 과연 이게 한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인가 놀랄 정도다. 그래도 기본 성격을 보면 클래식을 중심으로 고품위한 음을 지향하므로, 골드문트와 조합한 것을 기준으로 하겠다. 그래도 싱싱하고, 활달한 매킨토시와의 연결 역시 매력적이었음을 밝힌다. 참고로 시청 CD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5 번 '황제' / 엘렌 그리모(pf)

-모차르트 : 피아노 트리오 6 번 / 안네 조피 무터 (vn) , 앙드레 프레빈 (pf) 외

-Cannonball Adderley : Waltz for Debby

-Keiko Lee : The Shadow of Your Smile

그리모의 연주는, 통상의 <황제>같지 않은 우아함과 기품으로 가득 차 있어서, 과연 이런 식의 해석도 가능하구나 깜짝 놀라게 된다. 전체적으로 스케일이 크지는 않지만 감촉이 좋은 피아노의 울림이 포실하게 퍼져 나오고, 터치 하나하나가 영롱하다. 황제가 아닌 여왕을 연주하는 것 같다. 오케스트라의 움직임도 거칠거나 남성적이지 않고,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묘사된다. 피아노와의 컴비네이션이 훌륭해 느긋한 기분으로 감상하게 한다.

무터와 프레빈 등이 만난 이 곡은, 일단 뒷배경이 깨끗하고 또 정숙해서 놀란다. 골드문트와 상성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바이올린은 그리 격정적이지 않으면서 특유의 미음이 나오고, 피아노의 안정적인 울림은 트리오 전체를 아우르는 프레빈의 노련미를 느끼게 한다. 다소 음량은 약하지만 적시에 터져나오는 첼로의 저음역 역시 크게 나무랄 데가 없다. 고상하고, 귀족적이어서, 잠시지만 귀가 호사를 누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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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볼 애덜리의 연주는, 다소 투박하고, 진솔한 캐논볼과 클래시컬하고 차분한 빌의 대비가 두드러지는데, 당연한 이야기지만, 여기서는 빌의 존재감이 확연히 부각된다. 원래 자신의 트리오 연주로 깊은 각인을 시킨 곡이지만, 캐논볼과 만나면서 단연코 활기를 띠고 있다. 심벌즈의 찰랑거림이 다소 점잖거나, 베이스의 음량이 좀 더 터졌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이런 고상한 느낌도 나쁘지 않다.

게이코 리는 참 요염하고, 깔끔하게 나온다. 약간 허스키하면서 거친 듯한 음이 교묘하게 순화되어 전체적으로 정갈하게 다가온다. 악단의 백업도 약간은 느슨한 듯 해서, 마치 애프터 아워 세션을 하는 듯한 나른함이 느껴지지만, 이런 편안함도 매력이 아닐까 싶다. 여태 숱한 시스템에서 이 곡을 들었지만, 이런 식의 해석은 처음이어서 약간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듣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설득력이 있다. 여태껏 열기나 어씨(earthy)한 방향으로 이 곡을 들어오지 않았나 하는 반성도 든다.

전체적으로 일체의 더러움이나 번잡스러움을 꺼려하는 앰프와 스피커의 성격이 일치해서, 모노 톤의 세련된 인테리어로 치장된 공간에서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하긴 골드문트와 본 기의 조합은, 그냥 바라만 봐도 황홀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지 않는가.

시청기기리스트

앰프

Inti Amp

McintoshMA700

Goldmund 390D

디지털소스

CDP

Meridian G08.2

CD Transport

Goldmund 20T

케이블

Inter Connector

Silver Bullet

Power Cord

Bishop Hades

Speaker Cable

Bishop Seirenes


ELAC FS 249

Dimensions H × W × D

1,147 × 260 × 368 mm

Gross Volume

68.5 l

Weight

27.2 kg

Principle

3-ways, bass reflex

Woofers
Bass Ports

2 × 180 mm AS-XR cone
1 × 60 mm
1 × 100 mm (down firing)

Midrange

1 × 140 mm AS-XR cone

Tweeter

1 × JET III, (mag. shielded)

Recom. Amplifier Power
at Nominal Impedance

30-400 W / channel

Crossover Frequencies

500 / 3,000 Hz

Sensitivity

8Ω (minimum 4.6Ω)

Crossover frequency

90 dB / 2.83 V / 1 m

Sensitivity

90 dB / 2.83 V / 1 m

Nominal Impedance
suitable for amplifiers (from ... to)

4 Ω
4 ... 8 Ω

Minimum Impedance

3 Ω at 120 Hz

Frequency Range
acc. to IEC 268-5

28 ··· 50,000 Hz

Nominal / Peak Power Handling

200 / 250 W



출처 : 하이파이클럽 이종학 리뷰어 글


by 냉혈색마™ | 2009/07/29 18:09 | 남들의 전축이야기 | 트랙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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